
“한 지역의 비극은 고립된 섬이 아니다. 지워진 몸들의 목소리가 경계를 넘어 서로에게 스며들 때, 상처는 온 세계를 뒤흔드는 거대한 파동이 된다.”
대구의 시린 기억부터 광주와 먼 세계의 깊은 분쟁에 이르기까지,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와 국가라는 이름 아래 사적인 눈물로 갇혀 있어야 했던 젠더폭력의 상처들이 이제 서로의 거울이 된다.
빛이 어두운 모퉁이를 만났을 때 꺾이고 겹쳐지며 생각지 못한 아름다운 무늬를 그리는 ‘회절’의 원리처럼, 우리의 깨어지고 부서진 아픔들은 하나로 획일화되지 않은 채 서로를 부드럽게 비추며 하나의 거대한 파동으로 일렁이기 시작한다.
‘너는 나다, 우리는 서로의 용기다’라는 선언은 여린 한 자락의 물결(一波)이 되어 세상의 완고한 벽을 허무는 거대한 바다(萬波)로 번져갈 것이다 단순히 과거의 슬픔을 꺼내어 소비하거나 관습적인 눈물을 강요하지 않겠다. 그저 말 이전의 깊은 감각으로 서로의 주권을 존중하며, 타자의 고통 곁에 나란히 앉아 체온을 나누는 다정한 ‘동행’을 시작하려 한다.
관객과 역사가 가만히 맞잡은 손을 통해 피어나는 연대의 무늬와 생생한 관계의 흔적들. 보이지 않던 목소리들이 마침내 눈부신 풍경이 되어, 마비되었던 우리의 민주주의와 연대의 감각을 부드럽게 깨우는 이 길을 함께 하시지요.
참여 작가 : 김경화, 김화순, 김현주 × 조광희, 5.18 열매 × 김희련, 10월의 딸들 × 루치아, 남태령 아스팔트 동지회, 문서현, 임인자, 흑표범
주최:공간리상춘
주관:로컬포스트
기획:로컬포스트(김미련)